[인터뷰]5.18 거리방송 주인공 차명숙 “상처 가득한 내면, 치유는 사죄 받는 것”

“1980년 5월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될 기억”

이유정 기자 | 기사입력 2019/09/23 [18:27]

[인터뷰]5.18 거리방송 주인공 차명숙 “상처 가득한 내면, 치유는 사죄 받는 것”

“1980년 5월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될 기억”

이유정 기자 | 입력 : 2019/09/23 [18:27]

▲ 1980년 5.18 거리방송 주인공 차명숙씨가 참배를 위해 선교사묘역을 방문했다. 

 

[이유정 기자] “광주시민 여러분 깨어나십시오”

 

1980년 5·18 광주 민주항쟁 당시 거리방송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차명숙씨가 23일 아주 특별한 시간여행을 떠났다.

 

차명숙씨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5.18묘역에 들러 수많은 비석을 눈에 담아가며 속 깊은 인터뷰를 했다.

 

“1980년 5월은 억지로라도 기억해야할 기억입니다. 아프지만 너무나 아프지만 그날 광주에서 시민들을 위해 광주를 위해 몇 날 동안이나 방송한 일은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됩니다.”

 

그는 5.18묘역참배에 이어 선교사묘역에도 들러 참배하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말문을 열지 못해 내면에 자리 잡은 상처를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긴 한숨과 함께 “우리는 좋은 역사만 기록하고 기억한다. 반면 나쁜 역사는 지우려만 해서 상처 가득한 내면을 치유하기 어렵다. 나 역시 내면에 자리한 상처를 치유하고 싶은데 이는 오직 그들로부터 진정한 사죄를 받는 것 뿐이다”면서 진정한 민주화 운동 투사로서 정신을 내비쳤다.

 

차명숙씨는 5.18 항쟁 당시 몇 날 며칠을 거리방송을 멈추지 않았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자그마한 체구에서 야무지고 당찬 아우라가 있었다” “그녀가 보여준 당시 모습은 애국투사정신이 아닌가 싶다” 등으로 뇌리에 각인돼 있다고.

 

차씨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이 벌써 39년 전 이야기라고... 그렇게 옛일로만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를 비롯한 현장을 겪은 사람들은 아직 그때에 살고 있는 것 같다”며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현재를 살며 앞날을 준비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으려 애쓰다 보니 그런 것도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로 심경을 설명했다.

 

지난 3월 11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사건과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 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전씨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때 시민들 165명을 살해한 살인교사 혐의와 본인의 회고록을 통해 헬기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폄훼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섰다.

 

전씨는 이날 오전 자택을 출발해 오후 12시 50분쯤 광주시 동구 소재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으며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또 법정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변을 둘러싼 취재진들이 발포명령자가 누구냐는 질문을 던지자 “왜이래”라며 오히려 화를 내 이를 지켜보던 광주시민들이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월과 6월에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항쟁 때 여성들이 겪은 이야기가 다큐로 제작돼 광주를 시작으로 서울과 대구에서 각각 상영됐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감독 김경자)는 5.18을 경험한 당사자 중 여성들을 중심으로 그날의 진실과 이로 인해 생성돼 평생을 겪은 다른 아픔들을 세세히 그려냈다.

 

또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 바느질 하듯 매일을 살아온 그녀들의 외롭고 쓸쓸하지만 높은 정신을 소중히 담아낸 작품은 다큐를 관람한 이들로부터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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